결막염...

일상/일기 2019. 5. 29. 00:52

야외활동을 하다가 처음엔 왼쪽눈에 노란색 고름이 나왔는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다음날엔 왼쪽 눈이 조금씩 빨개졌다. 그다음날엔 오른쪽 눈이 더 빨개져서 안과를 갔다.

 

"결막염이네요."

 

눈을 보더니 안과에서는 간단한 병명과 함께 안약(흰색병,노란색병)을 2개 처방해주었다.

전염성은 심하지 않으니, 타올만 따로 쓰라는 권고를 듣고 안약을 하루에 4번 열심히 넣었다.

 

그런데 그다음날(4일차)이 되니 눈이 잘 떠지지 않았다. 특히 왼쪽눈에 통증이 점점 심해졌다.

주말이고 회사에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하루를 꼬박 참아야 하는 상황인데,

눈을 감아도 통증이 심하고 떠도 통증이 심했다.

눈에서는 진물이나 눈물이 계속 나고 코에서는 콧물이 계속 났다.

시야가 뿌옇고 제한적이라 걷는데 멍해졌다. 그러다 벽에 딱 부딪히는데 서럽기도 했다.

컴퓨터를 보면 마우스 커서도 제대로 보이지 않고 모니터 앞 글자도 보이지 않아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결국, 병가를 내야했다.

 

5일차, 이번에는 부모님이 추천해준 집근처 안과를 가니,

유행성 각결막염에 전염성이 있고 각막에 약간 손상이 있다고 한다.

(안과를 가는 길도 너무 험난했다. 앞이 보이지 않고 눈이 감고 뜰 때 통증이 심해서...)

 

각막보호렌즈를 양쪽에 껴주고, 통증이 심하다고 해서 먹는 약도 처방받았다.

각막보호렌즈를 낀 후로는 눈을 감고 뜨는데 통증이 훨씬 덜해졌다. 인공눈물을 계속 넣으라고 해서 기존 안과에서 받은 흰색병, 노란색병, 그리고 인공눈물까지. 눈이 마를 새가 없이 안약을 넣고 밥 먹고 알약을 먹고 통증이 좀 있다 싶으면 자는 게 일상이었다.

자다가 일어나면 눈에 눈곱과 눈물, 안약이 뒤엉켜 눈이 잘 떠지지도 않았고, 통증이 남아있긴 했지만 조금씩 나아지는 게 느껴졌다. 눈이 반이상 안 떠지고 시야가 뿌얘서 뭘 쳐다보기는 좀 힘들어도 4일차까지 심했던 통증이 확실히 각막보호렌즈와 먹는 약으로 참을 수 있는 정도가 되어 많이 살 만해졌다.

 

6일차, 안과를 다시 가니 눈이 좀 많이 나아졌단다. 집안에서 먹다 자다가 햇빛을 쐬니 눈이 따가워서 햇빛을 가리고 안과를 갔는데 나아졌다는 얘기를 들으니 기분이 좋았다.

진단서는 1만 5천원. 돈이 아깝지는 않다. 눈만 나을 수 있다면...

 

6일차가 지나는 지금은 눈두덩이가 많이 부어올라 눈이 완벽하게 떠지지는 않지만 시야가 조금씩 돌아오는 게 느껴진다.

흐릿했던 글자들이 좀 보이고, 핸드폰 화면도 글자를 최대한 확대해야 조금 보였던 것이 확대를 하지 않더라도 카카오톡을 하거나 인터넷 기사 등을 보는 데 제한이 많이 없어졌다.

간혹 통증이 조금 있긴 하지만, 각막손상이 회복되면 통증도 없어질 것 같다.

 

유행성각결막염에 각막손상까지 동반되면 길게 잡아 약 2주 정도의 회복기간이 필요한 것 같다.

그리고 "각막보호렌즈"가 최고시다...bb

 

차라리 두번째 간 안과를 처음부터 갔더라면 빨리 나을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하고.

4일차 통증을 어떻게 견뎠는지 모를만큼 너무 힘들고, 눈이 아프니까 일을 포함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는데

그래도 견디고 나니 살 것 같다. 대학시절에 겪었던 극한의 치통보다는 견딜만 했지만... 그래도 아픈건 아픈거다.

 

열심히 안약을 넣고 있으니, 잘 쉬다 보면 눈이 정상화될 것이다.  다시금 눈의 소중함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