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사를 따려다 보니 관심을 가지게 된 또다른 통신 자격증.

전파전자통신기사는 필기부터 작년 1회차에 처참하게 떨어졌던 기억이 있어 올해는 도전을 좀 망설였는데요.

일단 질렀습니다.

 

 

1. 전파전자통신기사 필기

 

필기는 1) 디지털전자회로  2) 무선통신기기 3) 안테나공학 4) 통신영어 및 교통지리 5) 전파관계법규

이렇게 5과목입니다.

무선설비기사를 합격했다면 3과목까지 면제가 되어 4, 5 이렇게 2과목만 보면 되고,

저는 방송통신기사가 있어 1과목 디지털전자회로만 면제되어 4과목을 응시하게 되었습니다.

* 4 ,5 과목 : 학원 특강 (1일)  (과목면제문제집만 사서 독학하셔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 2, 3과목 : 필기 기출 

시험은 기출력이 좋았지만, 많이 못풀어보고 가서 시험장에서 문제 풀면서 아, 떨어지겠는데 하는 마음이었어요.

그런데, 아슬아슬하게 2문제 차이로 합격했습니다.

 

 

 

2. 전파전자통신기사 실기

 

필기를 붙고 나니, 실기에 대한 걱정이 스멀스멀 올라왔습니다.

실기는 장소가 무.조.건. "부산" 한국해양수산연구원 밖에 없어

이왕 시험보러 가는 김에 주말 부산 여행을 계획해도 괜찮습니다.

 

시험 접수는 모바일로는 안 되고, PC에서만됩니다.

2019년 1회차 기준으로는 토요일, 일요일 응시가 가능한데

토요일은 "시험 빨리 치고 부산여행을 하자" 라는 분들이 많아서 그런지

시험 접수 시작~1시간 경과 이전에 마감됩니다.

제 기준 10시에 확인했을 때 토요일은 이미 마감... (토요일 접수하실 분들은 꼭, 1시간 이내로 접수하세요!)

 

실기 대비는 학원에서 일일 특강을 듣고, 연습해보는 것으로 대비했습니다.

장비조작이 포함된 작업형 실습시험이다보니 혼자서 독학하는 것보다는

강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좀더 자신감이 생기고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습니다.

 

부산 한국해양수산연구원 "교육관"이 실기 시험장입니다.

 

대기실에는 칠판에 시험에 대한 안내사항이 적혀있습니다.

전파전자통신기사 실기는 작업형으로

1과제 : 인마셋 C형으로 위성을 잡아 전문 전송하기 / 14분

2과제 : 조난경보, 조난호출, 조난통보 / 4분

3과제 : 오실로스코프 측정 / 10분

 

으로 1과제는 45점, 2과제는 45점, 3과제는 10점입니다. 합격은 합쳐서 60점 이상입니다.

1,2과제를 잘 봤다면 사실상 3과제는 시험지에 이름만 쓰고 나와도 당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아마, 올해까지만 3과제 skip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감독관님이 내년부터는 3과제를 제대로 안 보면

합격이 불가능하도록 실기 점수체계를 개선하겠다는... 얘기를 하시긴 했습니다. 올해 말 내년도 개정사항을

확인해봐야할 것 같아요.)

 

일요일 수험생들은 30명이어서 3과목을 비번호 10명씩 잘라서 동시에 시험보도록 진행했습니다.

비번호는 실기시험에서 수험번호처럼 쓰이는 번호입니다.

 

대기실에서는 2과제에 대한 안내사항을 특히 자세하게 해줍니다.

2과제는 4분을 이어서 조난경보~포네틱코드로 대답하는 조난호출과 조난통보까지 해야하므로 시간이 정말

빠듯합니다.

비번호 00번, 을 외치고 2과제는 시작하는데 막상 시험장에 녹음기는 없어보였습니다.

조난경보를 위한 VHF DSC장비를 조작하면서 막상 긴장해서인지 평소에 시뮬레이션하던 장비모양이랑

좀 달라서 낯설어보였습니다. 버벅이면서 조난정보를 입력하고 (다행스럽게도 쉬운 조난정보와 영어명이 같이 나와서 고르는 데 어렵진 않았습니다.) 캡을 올려서 Distress 버튼을 3초 정도 누르니 삐-삐-삐 이런 소리가 실제로 납니다.

PTT키 (마이크) 를 들고

1) 조난호출 : 메이데이-메이데이-메이데이 디스이스 선명-선명-선명 콜사인 포네틱코드...~

2) 조난통보 : 메시지 애스 팔로우 ~ 포네틱코드 (숫자가 나오면 인 피겨스... 점이 나오기도 함)

조난통보를 할 때 포네틱코드를 많이 버벅여서 시간 내에 다 못 끝냈습니다. 끝나면 엔드오브메시지-까지 하고 끝나야 감점이 거의 없는데, 무려 몇 단어를 통으로 날렸고 엔드오브메시지도 못했습니다.

실격 아니면 불합격에 가까운 감점이 예상되어 이대로 불합격이겠구나, 생각하고 2과목에서 이미 의욕을 잃었습니다 ㅠ 

 

 

1과제는 W45 / LES 001 / 서대서양을 잡아야 나오는 문제였고, 해역코드랑 LES를 매치하면 어느 바다를 고를지 알 수 있는 요령이 먹히지 않는 시험이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퀵차트를 어느정도 외워갔고(점들 위치별로 어느 바다인지)

처음에 착각해서 동대서양으로 잘못 잡고 전문을 작성하였지만, 이후 목록에 Land Station(001) 이 나오지 않아 처음부터 다시 선택했습니다.

만약에 처음에 지역을 잘못 잡고 진행을 했다 하더라도 다시 선택했을 때, 기존에 작성했던 전문이 지워지지 않아 시간이 많이 낭비되지는 않습니다. (만약 잘못 잡았다면 꼭! 다시 잡으세요!)

그리고 1과제는 여유가 있는 과목이라 전문을 보낼 때 오탈자를 다 검수하고도 시간이 많이 남았습니다.

마지막에 전문 Transmit - SEND 한 이후에 "Logs" -> "Transmit Log" -> "VIEW" 에서 status가 ConfOk 가 나오면 전송이 제대로 된 것이므로 이걸 꼭 확인해야 합니다.

ConfOk가 되면 감독관님 자리에 프린터에서 출력하는 소리가 납니다. 이때, 시험을 완료하고 일어나면 됩니다.

1과제는 무난하게 끝났습니다.

 

3과제는...음... 오실로스코프를 다룰 줄 몰라 결국 무엇을 돌려도 신호가 잘 나오지 않아 백지를 냈습니다.

정말 떨어지겠구나, 하고 자괴감이 들어서 그냥 부산 여행 잘했다, 생각하고 서울로 복귀했습니다.

 

 

그런데 4. 26.(금) 확인해보니 합격했습니다!

 

부산까지 간 보람이 그래도 있었습니다...ㅠㅠ

정말 기대도 안 한 합격이었고, 실기에서 핵심인 2과목을 망쳐서  당연히 떨어졌을 거라 생각했는데 

또 전파시험보러 부산 갈 일은 없겠네요. 

 

해양수산연구원에서 진행하는 GOC 교육은 실제 시험장에서 쓰는 장비들을 미리 만져보고

실기 대비 교육을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지만, 필기시험 보기 이전, 혹은 보고나서 바로 미리 신청하지 않으면

이미 대기순번으로 밀립니다.

GOC교육은 받을 수 있으면 받는 게 좋지만, 정 힘들다면 2과목을 만점받을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이 좋습니다.

굳이 GOC교육까지 받지 않더라도 학원 교육이나 동영상 등으로 보고 열심히 연습하면 합격은 가능하지만 실제 장비를 보면 좀 당황스럽긴 합니다.

 

내년에는 전파전자통신기사 내용이 바뀔 수도 있으니 올해 미리 따두는 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