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대학 진학과 동시에 나를 괴롭힌 것은 발표 수업이었다. 첫 수업부터 팀프로젝트에 발표자료를 만들어야 했는데, 파워포인트를 거의 처음 써보다시피 해서 그림을 넣는 것, 글을 넣는 것, 도형을 그리는 것 등 하나하나가 다 낯선 작업이었다. 그리고 한 팀 한 팀 발표를 시작하는데 같은 파워포인트로 만든 발표자료들이 이렇게나 퀄리티 차이가 날 줄이야! 

그래서 대학 1학년 때부터 발표자료를 소위 "깔쌈"하게 만드는 것에 관심이 생겨 자료를 만들 일이 생기면 무조건 내가 도맡아 했었다. 

발표자료를 만드는 일은 취업을 하고 나서도 계속되었다. 회의자료, 보고용 자료, 교육자료 등등. 파워포인트는 떼려야 뗄 수 없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회사에서는 더욱 고퀄리티로 만들어야 했고, 다양한 능력자들이 회사에 포진되어 있었다. 파워포인트 양식, 즉 디자인을 예쁘게 만들어야 할 필요가 종종 있었는데 디자인적으로는 자신이 없어 매번 선배들이 했던 양식들을 얻어와서 편집하기 급급했다. 

 

어떻게 하면 회사 파워포인트 양식 디자인을 직접 할 수 있을까?

업무내용보다는 형식에 치우친 부수적인 고민 같지만, 은근히... 신경 쓰이는 고민이었다.

자료를 만들 일이 생겼을 때 갑자기 파워포인트 빈 슬라이드를 보고 있으면 양식은 어떻게 하지? 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그래서 파워포인트 디자인 요소요소를 따라서 연습해볼 만한 컨텐츠가 필요했다.

카페에서 술술 읽으며 따라해보기에 딱 알맞는 책 두께 :-D

 

"파워포인트 디자인 실무강의 with 신프로" 이 책의 제일 좋은 점은 일단 "책이 얇다" 이다.

나의 고민을 조금이나마 해소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파워포인트를 각 잡고 몇 가지 연습을 하면서 디자인 연습을 하는 시도가 필요했는데 거창하고 두꺼운 책, 기초부터 설명되어 있는 책으로는 파워포인트를 켜기도 전에 덮어버렸을 것이다.

이 책은 예제 제목처럼 '쉽고 빠르게' 예제를 따라할 수 있었다. 

 

텍스트를 효과적으로 강조하는 방법들(글꼴색, 크기, 굵기, 그림, 도형), 도형을 활용하여 그림을 만든다거나 도형효과를 활용하여 감각적인 배경을 만드는 것 등등 다채롭게 또 깔끔하고도 예쁘게 디자인할 수 있는 여러 요소들을 실습할 수 있었다.

 

그리고 파워포인트 디자인을 하는 데 내가 주관적으로 필요했던 내용들이 요소요소 담겨있는 느낌이어서 더욱 좋았다.

특히 나에게 필요한 건 그라데이션을 제대로 다루는 것이었는데 그라데이션도 하나의 챕터로 예시를 따라할 수 있었다.

 

또한 표, 그래프 디자인, 도식/도해 디자인 실무에서 많이 쓰이는데 이 부분을 챕터로 나누어서 따라할 수 있게 다뤄주어서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뒷부분에서는 슬라이드 템플릿 디자인도 직접 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주고 있다.

예를 들어 5가지 색상을 활용하여 배경을 꾸미는 것, 레이아웃과 폰트, 각각의 페이지(타이틀페이지, 목차 및 간지페이지, 본문페이지, 엔딩페이지)들에 대한 디자인을 예시로 실습할 수 있도록 구성해놓았다. 

이 부분을 활용하여 나만의 혹은 회사의 템플릿을 세트로 만들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리고 파워포인트로 만드는 카드뉴스 디자인과 프로필, 포트폴리오, 포스터, SNS 섬네일, 인포그래픽 디자인까지.

결코 유치하지 않은 감각적인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예시들이다보니 바로 활용이 가능한 점이 좋은 것 같다.

(다른 책들은 두께는 두껍지만 감각적이지 않은 기본적인, 혹은 유치하다 - 주관적이긴 하지만... 고 생각이 드는 예시들이 실려있는 경우가 많아 그다지 따라하고 싶지 않은 책들이 꽤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을 보면서 아차, 싶었던 것은 "스퀘어맵", 즉 파워포인트에 담길 내용을 미리 구상하고 종이에 그려보는 스퀘어맵 작업을 나는 여태 하지 않고 바로 파워포인트를 켜서 그림을 넣고 글을 썼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결과물은 만들었지만 흐름이 부자연스럽거나 슬라이드가 부실하거나 어설플 때가 있었던 것 같다.

 

디자인을 설명하기 전에 스퀘어맵을 언급한 것은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이 책을 읽는 독자가 디자인보다 앞서 내용을 어떻게 잘 담을 것인지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은연중에 강조한 것이 아닌가 싶다. 

 

얇지만 실속있는 파워포인트 디자인 책으로, 바로 따라하면서 감각적인 PPT 디자인에 활용할 수 있는 책이 필요하다면 주저없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 이 책은 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